고립·은둔 청년 지원, 취업 넘어 ‘회복 중심’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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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청년 지원, 취업 넘어 ‘회복 중심’ 정책 필요

홍보지원업무담당 0 44 02.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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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고립·은둔 청년 현실과 정책제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박주민 의원실과 행복공장이 공동 주최했다.


행사 시작 전부터 박 의원은 참석자들과 명함을 나누며 인사를 건넸다. 정신건강과 고립·은둔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지만, 보다 많은 정치인들의 지속적인 참여와 정책적 관심의 필요성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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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는 박 의원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이어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이 축사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동행”이라며 “당사자가 스스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정책이 필요하다.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을 위한 지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행복공장이 준비한 즉흥 연극이 무대에 올랐다. 참가자들의 실제 사연을 배우들이 재현하는 형식이었다. 한 청년은 연이은 학업 실패로 5년간 방에서 나오지 못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후 한 교사의 권유로 친구들에게 “잘 지내니?”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20분 넘게 답장이 오지 않아 극심한 불안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잠시 후 도착한 답장에 큰 기쁨을 느꼈다는 이야기는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깊은 울림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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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발제에서는 해외 사례와 당사자 목소리가 소개됐다. 일본에서 은둔 경험을 겪은 오오쿠사 미노루 씨는 한국 사회의 경쟁 중심 구조를 지적하며 “청소년들이 개인의 감정을 존중받지 못한 채 평가와 비교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평가 교육과 입시 중심 제도의 개선, 다양한 교육 환경 조성, 감정과 신체를 존중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또한 “학교는 다름과 실패, 일탈을 환영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립·은둔 경험 당사자인 신현재 씨는 “은둔 청년을 집 밖으로 나오게 해도 갈 곳이 없다”며 사회 적응을 돕는 ‘중간지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기간 고립을 경험한 청년이 곧바로 일반 기업에 취업해 자본주의 경쟁 구조 속에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실패를 허용하는 일자리 모델과 완충 공간의 마련이 재고립을 막는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특히 은둔 청년 4명이 함께 운영하는 스타트업 ‘안무서운회사’ 사례도 소개됐다. 은둔 경험 당사자들이 외부 강연에 참여할 경우 보조 강사비 5만 원을 받는 현실을 지적하며, 직접 경험을 가진 당사자들의 전문성과 가치를 사회가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씨는 또 “고립·은둔 청년의 회복은 방 안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며 가족과 사회를 잇는 중간 지원 체계의 구축을 촉구했다. 아울러 현행 마음투자 지원사업이 취지는 좋지만,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청년들에게는 실질적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립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라며 “당사자 경험이 정책의 중심에 설 때 청년들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의 어머니이자 상담사인 박은정 씨는 가족의 고통을 조명했다. 그는 “부모 역시 낙인과 고통을 겪는 또 다른 당사자”라며 가족 자조모임을 통해 위로와 실질적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방에서 나오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식사를 방 안으로 들여보내며 비언어적 소통을 시작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가족들을 ‘가족지원가’로 양성할 필요성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행복공장 예술 강사 권예철 씨는 “청년 인구의 약 5%가 은둔을 경험하며, 어렵게 고립에서 벗어나도 약 40%가 재고립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숫자 중심의 성과 관리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복공장에서 진행한 단기 예술 활동 프로그램이 회복에 효과적이었지만, 통합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시 좌절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취업 중심 정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인간적 회복과 성장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사회 복귀는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인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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