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정 칼럼] 동료상담의 가능성

정신보건관련소식

[노희정 칼럼] 동료상담의 가능성

발라드 0 304 09.03 14:54

상담은 단순한 대화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개인의 자발적인 변화와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정신 건강 문제에 직면한 이들에게 심리 상담과 정신과 상담의 차이는 중요하게 다가오며, 지역 정신 건강 복지 센터나 동료 상담가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동료 상담은 같은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공감을 바탕으로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문적인 상담과는 다르지만 깊은 이해와 위안을 줄 수 있다. 이 글은 상담의 다양한 형태와 그 중요성, 그리고 동료 상담의 장점을 중심으로 상담의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coworkers-6952915_1280.jpg


1. 모든 행동 변화나 의사 결정은 내담자가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2. 상담은 자발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어야 하며 개인이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3. 합리적 계획, 문제해결, 의사결정, 환경적 압력에 대한 대응, 일상 행동 습관 등과 같은 일상생활의 문제에 중점을 둔다.

 

이상 상담에 관한 교육학적인 풀이다.

 

우리는 문제 상황에서 흔히 타인과의 상담을 필요로 하고 상담을 통해 해답을 얻거나 도움을 받는다. 전문적인 상담가가 아니더라도 주위의 친구, 가족, 지인들이 모두 상담자로서의 역할을 해주곤 한다.

 

하지만 이 상담이 심리 상담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전문적인 상담가의 개입이 필요하다. 정신분석학, 인지 심리학 같은 심리학이 토대가 되어야 하며 대상에 따라서 성격 상담, 진로 상담. 혹은 형태에 따라서 개인 상담, 집단 상담 등으로 분류된다.

 

상담은 의논이다. 한 쪽에서 답을 준다고 해도 양방향적인 면모를 띤다. 하지만 상담자를 찾아갈 때 해결책을 주고 앞으로의 행동을 제시해 주기를 은연중에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 내담자의 솔직한 마음일 것이다.

 

최근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정신과 상담과 심리 상담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일단 정신과가 정신 건강 의학과로 명칭이 바뀔 만큼 문턱이 낮아졌다 해도 일반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지는 곳은 심리 상담이다.

 

따라서 유학을 다녀와서도 심리 상담가로 활동할 만한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던 대한민국에서 심리 상담은 이제 친숙하게 다가와 있다.

 

정신 질환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심리 상담은 더욱 큰 의미를 가지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비싼 상담비용이 진료실에서는 부족한 상담을 더 구체적으로 이끌어내야할 필요가 있는 이들의 상담 치료를 불가능하게 한다. 의료 급여로 치료비를 해결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심리 상담은 너무 먼 현실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지역 정신 건강 복지 센터의 사례관리다. 전문적인 정신 건강 요원들에게 상담을 받는 사례 관리는 당사자의 문제점을 한층 더 가까이에서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정신 건강 복지 센터에 등록된 회원들에게 제공되는 사례관리 외에도 정신 건강 복지 센터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구든지 전화를 하고 정신 건강 복지 센터를 찾으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무료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역 재활 시설도 있다.

 

전문가의 상담 이외에 우리에게 친근한 상담 용어가 있다. 바로 같은 경험을 겪은 이가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의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주체적인 인간으로서의 길을 제시하는 동료 상담이다.

 

상담의 한자 뜻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듯 동료 상담은 같은 일을 하는 동료는 친구 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당사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동료 상담가를 양성하는 기관이 늘어가고 있고 매년 배출해내는 동료 상담가 인원수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동료 상담가의 자격을 갖추려면 정해진 시간의 이론과 실습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물론 동료 상담가는 전문적인 상담 심리 지식을 갖춘 심리 상담가가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동료 상담가의 메리트는 같은 병을 앓았고 앓고 있기에 더욱 공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대일로 매칭이 되어 찾아가는 동료 상담가 외에도 기관에서 근무하는 동료 상담가가 있는데 그 수요 역시 증가 추세다.

 

국립 정신 건강 센터의 동료상담실은 병원 내 동료 상담가와의 동료 상담이라는 특화된 사업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동료 상담가와 상담을 받을 수 있게끔 국립 정신 건강 센터 내부에 동료 상담실을 만들어 원하는 시간에 찾아가거나 전화를 하면 근무하는 동료상담가와 가족상담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상담은 자발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어야 하며 개인이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동료 상담 역시 결코 충고가 아니며 객관적인 경청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배경으로 하는 공감이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의 모든 감정을 수용해야 하듯 상담 역시 어느 형태이든 한 개인의 문제가 올곧이 받아들여져야 한다.

 

심리 상담을 받고 있는 이들에게도 사례 관리는 의미가 있듯 전문적인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해도 동료 상담은 동료 상담만의 장점으로 우리에게 도움과 위안을 줄 수 있으며 앞으로의 정신 건강 사업으로 주력 성장할 것이다.


<마인드포스트>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