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주연 박보영, “정신과 문턱이 낮아졌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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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주연 박보영, “정신과 문턱이 낮아졌으면 해요”

관리자 0 1,068 2023.11.09 12:10

정신병동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다룬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배우 박보영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신과의 문턱이 낮아졌으면 한다”며 “힘들 때 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제작발표회에서 박보영은 “(전문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우리 드라마가 그런 부분을 쉽고 편하게 안내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 분)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렸다.

박보영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다은이 저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어서 역할의 성장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게 됐다”며 “마음이 따뜻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친구다. 시행착오를 겪는 캐릭터인데 예전의 저와 닮은 부분이 있어서 이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신도 성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는 지난 2020년 5월 KBS2에서 방송된 ‘영혼수선공’이 있다. 정신과 의사들과 내담자들, 정신병동에서 치유되어 가는 환자들과의 세심하고 섬세한 관계를 그려내 최고 시청률이 5.2%에 이르기도 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정신병원을 폭압적이고 억압적인 공간으로 설정하지 않고 마음이 아프면 찾아갈 수밖에 없는 공간으로 그려내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하지만 정신병원을 폭력적으로 묘사한 영화도 있었다. 지난 2015년 개봉한 ‘날보러와요’가 대표적이다. 작품 속 주인공 강수아(강예원 분)는 이유도 모른 채 대낮 도심 한복판에서 구급차에 실려 정신병원에 강제입원된다. 병원 안에서는 폭력이 난무하고 강제적 약물 투여 등 인권이 침해되는 과정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강수아는 자신이 겪은 병원에서의 끔찍한 일들을 세세하게 기록해 언론사에 이를 보내고 이를 접수한 시사프로 나PD가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스토리를 담았다.

당시 이철하 감독은 “정신보건법 제24조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1인의 의견이 있으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 문제 의식을 갖고 촬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1995년 정신보건법이 제정되면서 재산 싸움 때문에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고, 별거 중 이혼 요구에 남편이 아내를 강제입원시키는 등 당시 이 법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강제입원 비율이 90%를 넘는 등 기형적 입원이 늘어나면서 정신장애 운동 진영과 사회단체들이 법의 폐지와 새로운 법의 제정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6년 5월에 강제입원 절차를 어렵게 한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전면개정됐고 형식적으로는 강제입원 비율이 30%대로 떨어졌다.

영화 ‘날보러와요’는 정신병원의 모순된 구조와 폭력을 조명했지만 영화를 본 이들에게 ‘정신병원은 원래 저런 곳’이라거나 ‘정신병원에 진짜 미쳐 있는 인간들이 있다’라는 편견을 심은 부정적 영향도 있었다.

2021년에는 아들이 조현병을 갖게 되자 이를 숨기려는 엄마 ‘애란’의 불안과 광기를 다룬 영화 ‘F20’이 개봉됐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신장애인의 삶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KBS가 이를 지상파로 방영하려 하자 정신장애인 운동단체들이 기자회견과 집회를 진행해 방영이 취소되기도 했다.

정신장애계에서는 정신질환과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가 내적 폭력성 대신 정신적 고통을 겪는 ‘인간’의 일상에 귀기울이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반응을 내고 있다.

정신장애인 활동가 A씨는 “드라마 ‘영혼수선공’이 방영됐을 때 정신병원과 정신질환에 부정적인 다수 대중의 인식을 새롭게 바꾸는 혁신적 공헌을 시작했다고 생각했다”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도 정신적 질환과 아픔에 공감하는 시선으로 그려질 것으로 보여 정신장애 인식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 본다”고 분석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무엇보다 정신장애인을 배제되고 수용당하는 존재들이 아니라 같은 아픔과 슬픔, 기쁨을 느끼는 ‘인간’의 시선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보영이 “힘들 때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발언은 금기시된 정신과가 아니라 누구나 정신적으로 아플 때 방문할 수 있는 편안한 장소라는 의미로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출처 : e마인드포스트(http://www.mindpo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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