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내가 만난 정신과 의사 ⑩] 최영희 원장의 '성격장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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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내가 만난 정신과 의사 ⑩] 최영희 원장의 '성격장애' 이야기



 

 









[내가 만난 정신과 의사 ⑩] 최영희 원장의 '성격장애' 이야기




 

정신과 의사들이 존경하는 의사. 의사들의 선생님. 기자가 인터뷰했던 다수의 정신과 의사들도 '엄지척'을 외친 바로 그 분이 메타(METTAA)의원 최영희 원장이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청춘'의 카리스마를 보유하고 있는 그. 그는 아시아 최초로 국제인지행동치료 아카데미(ACT)와 국제스키마치료협회(ISST)로부터 자격을 인증받은 국제공인전문가다. 특히 국제인지행동치료 아카데미 인증 전문가는 전 세계에 1500명, 우리나라에는 최 원장을 포함해 총 5명 밖에 없다.

 

​그 시작은 1994~1996년 미국 UCLA에서 정신재활분야 선구자인 정신과 전문의 로버트 폴 리버만 교수로부터 연수받을 때였다. 이때 최 원장은 '인지행동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당시 우리나라 정신과에서는 인지행동 치료가 거의 적용되지 않던 때다. 최 원장은 인지행동 치료를 공부한 뒤 한국에 돌아와 백병원에서 약 10년간 환자를 보면서 평생 약에만 의존하던 수많은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 환자들을 완치시켰다.

 

인지행동치료는 동일한 사건에 대한 해석을 다르게 만드는 치료다. 즉 사건은 안바뀌어도 나의 자동적인 해석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바꿔나가는 것. 더불어 이후 행동의 변화까지 나타나게 하는 것이 인지행동치료의 목적이다. 

 

최영희 원장은 백병원에서 환자볼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아주 신났었죠. 환자들이 좋아지는 모습이 눈에 보이니까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치료해도 좋아지지 않거나, 좋아졌지만 재발이 잘 되는 환자들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어요. 왜 그런지 생각해봤더니 공통적으로 '성격의 틀'이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는 걸 알았어요. 성격의 기본 틀은 '스키마'에서 비롯돼요. 스키마는 '나' '세상' '미래'를 보는 눈의 총합을 뜻해요."

 

이후 최영희 원장은 '스키마'에 초점을 두는 '스미카 치료'를 시작했다. 스키마 치료는 인지행동 치료와 별개의 치료가 아닌, 한 층 진화된 치료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정신과 질환 중 가장 치료가 어려운 것이 '성격장애(인격장애)'다. 그런데 스카미 치료는 성격장애를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라고 입증됐다. "물론 우울증, 공황장애 등도 스키마 치료로 잘 치유되지만, 아주 치료가 어려웠던 성격장애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효과가 있다는 걸 뜻하죠" 일종의 '토크 세라피(Talk therapy)'에 속하는 인지행동치료, 스키마 치료는 약물치료와 마찬가지로 치료 전후 뇌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

 

최영희 원장은 메타의원 외에도 메타스테이션이라는 상담심리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동시에 정신과 의사, 임상심리전문가 등에게 인지행동치료, 스미마치료, 마음챙김명상 등을 통합해 가르치는 메타 아카데미를 열어 강의도 한다. 지금까지 150여명의 치료자들이 3년 코스를 마쳤다. 국내에 인지행동치료와 스키마치료 국제인증을 받은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를 널리 교육하는 강의를 직접 하고 있는 것이다. 

 

​최 원장의 진료철학은 '나로부터 검증된 치료법을 사용하자'다. "'나는 못 하지만, 당신은 해보세요'라고 할 수는 없는 거예요. 모든 치료 기법은 내 안에서 경험해서 녹여내야 되죠. 그래야 확신을 가지고 환자를 치료해요. 책에서 한두 줄 읽은 내용을 환자에게 그대로 말하면 환자가 한두 번은 속아 넘어갈지 몰라도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거든요. 결국 들통나요"

 

최영희 원장은 '마음챙김명상'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 역시 가르치고 있다. 계기는 따로 있다.

 

"스키마 치료를 통해 그동안 손도 대지 못했던 성격장애 환자를 비롯한 다양한 환자의 치료가 가능해졌어요. 그래서 또 신나게 치료하고 있던 중 어는 날 환자가 찾아왔죠. 여성이었는데, 자신의 심한 교육열 때문에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케이스였어요. 그때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스키마고 뭐고 소용이 없었죠. 그리고 해결책을 '명상'에서 찾았어요. 이 여성에게 필요한 상황적인 해결책은 죽은 아들이 다시 살아 돌아오는 것 뿐인데 불가능하잖아요. 고통이라는 칼이 날 찌르고 있는데, 견뎌야 한다고만 생각하면서 버티면 안 돼요. 칼을 뽑아내야죠. 그리고 '수용'해야 합니다. 수용과 포기가 다르다는 걸 아는 것도 중요해요. 둘 다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비슷해보이지만 천지차이예요. 포기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거고, 수용은 '기꺼이' 받아들이는 거니까요. 완전히 다릅니다. 이때 마음챙김명상이 도움이 돼요"

마지막으로 최 원장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 '두 가지만 주소서(박노해)'의 한 구절을 읽어줬다.

나에게 오직 두 가지만 주소서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인내를바꿀 수 없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성격장애, 남들이 지쳐 정신과 치료 권해

불안, 공황, 우울은 증상에 따라 이름을 붙인다. 이렇게 표면상에 드러나는 것을 '1축장애'라고 한다. 반면 성격장애는 '2축장애'에 속한다. 피할 수 없는 그 사람의 성격에 결함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성격을 일직선 상에 놓고, 정도가 심하냐 덜하냐로 장애인지 아닌지를 구분한다. 즉, 성격적 결함이 아주 두드러질 때 '장애'라고 본다. 성격장애는 크게 A군, B군, C군 크게 3가지로 나뉜다.

A군은 괴팍하고 별나 보인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망상성' '분열성' 분열형'으로 나뉜다.

▷망상성=의심이 많아 사람을 잘 못 믿는다. 성장 과정 중 부모가 일관되지 못했을 때 주로 나타난다. 누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아니겠지' 하는 의심이 자동적으로 몸에 배 있다.

▷분열성=조현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사람과 잘 어울리지 않아 친구가 없다. 외롭지 않냐고 물어보면 외로운 게 뭐냐고 되묻기도 한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고립된 자기만의 세계를 살아간다.

▷분열=소위 '4차원'이라고 불리는 성격이다. 텔라파시, 공중부양, 사주관상 등에 관심이 많다. 분열성과 달리 다른 사람이나 외적인 것들에 대한 관심은 많다.  

 

B군은 지나치게 과장되고 감정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히스테리성' '자기애성' '반사회성' 경계성'으로 나뉜다.

▷히스테리성=타인의 주목을 받고 싶어 해 어떤 장소나 모임에 가든지 항상 자신이 눈에 띄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그 장소에 있었던 것 자체가 화가 난다. 남에게 주목받고 싶어서 이성을 유혹하는 행동을 많이 하기도 한다.

▷자기애성=자기를 너무 특별하게 생각한다. 히스테리성은 주목받고 싶은 이유가 자신이 주목받지 못하면 형편없다고 느끼기 때문인데, 자기애성은 이미 내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 원장은 "알고 보면 자기애성 성격장애도 외로운 시람에게 나타난다"며 "성장하면서 결핍을 겪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 특별하다는 생각으로 바꿔치기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사회성=각종 범죄자들에게 나타나는 유형이다. 어려서부터 '자비'라는 개념이 없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부터 길에 있는 개를 발로 차서 날려버리는 식이다. 즉, 본능적으로 행동하며 도덕심이 없다. 부모들이 반사회성 성격이거나 학대받고 컸을 가능성이 있다.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자신이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영희 원장은 "정신과 치료에서 의사는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지, 실제 자기가 자신을 치유하는 것"이라며 "자신에게 그러한 의지가 없으면 절대 치료될 수 없다"고 말했다.

▷경계성=각종 정신과 증상을 '조금씩 다 가지고 있다' '걸치고 있다'고 해서 '경계성'이라 이름 붙여졌다. 가장 치료가 어려운 유형 중 하나다. 최 원장은 "어떨 때 보면 조울증처럼 감정의 변화가 죽끓듯 하고, 반대로 공황, 공포, 불안이 아주 심각할 때도 있다"며 "툭하면 분노 발작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모든 정신과 질환을 다 가지고 있는 성격장애"고 말했다. 스키마 치료가 경계성 인격장애 치료에 아주 효과적이다.

C군은 지나친 불안이 특징이다. '회피성' '의존성' '강박성'으로 나뉜다.

▷회피성=다른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데, 자신을 너무 결함 있게 본다. '누가 나 같은 걸 좋아할까'라고 생각한다. 최영희 원장은 "사실 남이 아닌 자기가 자신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에게 고백하면 퇴짜맞을 게 뻔하다는 걸 믿음 수준으로 가지고 있어, 굉장히 외롭고 힘들다"고 말했다.

▷의존성=모든 중요 결정을 자기가 못 내린다. 주로 부모에게 의존한다. 부모가 너무 과보호한 게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부모 나이가 70~80대인데 40~50대 자식을 품에 데리고 사는 경우도 있다.

▷강박성=지나치게 꼼꼼해 확인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원인 모르게 '덜컹' 하면 혹시 사람을 친 게 아닌지 걱정돼 반드시 뒤로 가서 확인한다. 즉, 원치 않는 생각이 들었을 때 찝찝한 것을 무시하지 못하고 반드시 체크한다.

 

"사실 30년간 진료를 하면서 각각의 성격장애에 100% 들어맞는 환자를 본 일이 많지는 않아요. 여기 있는 특성은 누구나 조금씩 다 있죠. 정도의 차이예요. 또 성격장애의 특징은 자신이 괴로워서 치료를 받기보다는 주로 주변 사람이 힘들어서 정신과 치료를 권장한다는 거예요. 성격장애 중 약물로 치료되는 건 하나도 없어요. 성격의 틀, 스키마는 약으로 치료되는 게 아니죠. 스키마 치료를 통해 스스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하나씩 체험하게 됩니다" 2011년 네덜란드에서는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를 스키마 치료로 3년간 일주일에 2번씩 치료했더니, 50%가 완치(complete recovery)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출처 : 헬스조선(http://healt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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