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는 유독 장애를 뜻하는 말로 상대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와 장애를 가진 사람을 열등하게 보는 것이다.
'미쳤다', '돌았다', '정신 나갔다' 등 정신 장애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반인권·불법 행위를 한 이들을 비판해도 괜찮냐는 물음이다. 정신 장애인 대다수는 마음의 상처가 많은 이들일 뿐이지만 비윤리적 범죄 집단처럼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정신 장애를 뜻하는 표현이 일상에서 욕설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재오 4대강국민연합 상임대표는 지난달 21일 "금강·영산강 보 파괴는 미친 짓"이라고 했다. 자신이 집권 세력이던 시절 추진했던 사업을 반대하면 정신장애인들이 하는 짓이 되는 걸까. 실제 미친사람들, 정신장애인들이 그 자체로 부정, 비도덕 혹은 모욕의 대명사로 불리는 건 타당할까.
이에 정신장애인 당사자단체들은 '집단적 조현병' 발언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김영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사외이사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정신장애 혐오를 상대방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저게 정상인처럼 비쳐도 정신장애인들이 많다"며 "이 사람들까지 포용하긴 힘들 거라 생각한다"고 했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 전 대표를 비판하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정신장애인"이라고 했다.
'결정장애', '선택장애'도 생각해 볼 말이다. 여기서 '장애'는 열등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치권과 언론은 적어도 이미 지적이 나온 표현만이라도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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