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주간의 입원, 그러나 정신과를 탈출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미국 정신건강 전문가 알렉스 F의 회복기
약물 중심 치료의 한계와 대안적 삶의 가능성을 묻다
9월의 어느 화창한 날이었다. 미국 에반스톤 병원 3층 정신과 폐쇄병동의 좁은 창문 너머로 푸른 나무들이 보였다. 대학 신입생 환영 주간 동안 이어진 일주일간의 음주와 수면 부족은 급성 정신증으로 이어졌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세상의 꼭대기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었지만, 창밖을 바라보는 알렉스 F(Alex F) 씨의 마음속 파티는 이미 끝나 있었다. 이것은 그의 첫 번째 강제 입원이 아니었다.
알렉스 씨는 약 1년 전, 대학 입학을 앞두고 조증 삽화를 경험했다. 당시 그는 고등학교 기말고사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처방받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일부 사람들에게 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첫 입원에서 퇴원한 후 그는 아버지와 함께 약국에 들러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인 아빌리파이(Abilify)를 받아 들었다. 캠퍼스로 향하던 길, 친구가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넸지만 그의 내면은 이미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약물 복용과 함께 그는 깊은 우울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대학 생활의 자유는 사라졌고, 약물 부작용을 견디는 것 자체가 투쟁이었다. 극심한 안절부절못함(akathisia)으로 인해 강의를 듣거나 가족과 식사하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알렉스 씨는 "뇌 안개(Brain fog)와 무기력증이 학업을 따라가는 능력을 심각하게 손상시켰다"고 회상했다. 그는 하루 14시간 이상 잠을 잤고, 깨어 있는 몇 시간 동안은 약물과 알코올로 자신을 마취시켰다. 알렉스 씨는 "나는 나 자신의 불행 속에 갇혀 있었고 동료들로부터 단절된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주치의의 허락을 받아 약물을 서서히 줄일 수 있었고, 약 6개월간 증상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학교 2학년 개강 후 찾아온 두 번째 조증 삽화는 그를 다시 에반스톤 병원 정신과 병동으로 이끌었다. 좁은 창밖을 바라보며 그는 1년 전 겪었던 끔찍한 우울이 두려워 약물 복용을 거부했다.
병실에서 밥 말리의 노래 'Three Little Birds'를 크게 부르던 순간, 흰 가운을 입은 간호사들이 그를 덮쳤다. 알렉스 씨는 "모든 것이 잘 될 거야(Every little thing gonna be alright)라고 노래했지만, 그들은 나를 침대에 묶었다"고 진술했다. 그가 몸부림치며 소리 지르는 사이, 의료진은 강력한 신경안정제인 할돌(Haldol) 주사를 그의 엉덩이에 꽂았다. 몇 시간 뒤 깨어난 그는 주치의에게 약을 먹지 않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침묵뿐이었다.
전통적인 정신의학의 관점에서 두 번째 조증 삽화는 그에게 '제1형 양극성 장애'라는 확정적 진단을 안겨주었다. 수면 부족이나 약물 부작용 같은 촉발 요인들은 무시되거나 기각되었다. 알렉스 씨는 "나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할 운명으로 규정되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 이 예후를 받아들였고, 리튬, 올란자핀, 트라조돈, 세로퀴엘 등 다양한 향정신성 약물을 칵테일처럼 복용하며 10년을 보냈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대학 시절 시작된 쇠약성 편두통은 직장 생활까지 이어졌고, 그는 고립되었다.
변화의 시작은 27세가 되던 해, 마약을 변기에 버리고 알코올을 끊기로 결심하면서부터였다. 그러나 진정한 회복은 더디게 찾아왔다. 시카고의 기업 마케팅직을 그만두고 상담 분야로 진로를 바꿨지만, 약물 부작용과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체중은 20대 초반보다 30kg 가까이 불어 있었다. 그러던 중 알코올 중독자 모임(AA)에서 만난 친구의 제안으로 케토제닉 식단을 시작했고, 놀랍게도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호전되며 편두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2021년 여름, 로버트 휘태커의 저서 <약이 병이 되는 시대(Anatomy of an Epidemic)>를 접하면서 찾아왔다. 알렉스 씨는 "이 책은 나의 경험을 타당하게 만들어주었고, 미국의 정신건강 치료에 대한 나의 의심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 한번 약물을 끊기로 결심했다. 주치의의 동의 하에 2년에 걸쳐 7가지 약물을 서서히 줄여나갔다. 마지막 기분조절제 4분의 1 알을 끊은 지 3주 후, 그는 시카고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어느 봄날, 강의실로 걸어가던 그는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을 보았다. 따뜻한 산들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알렉스 씨는 "약물을 복용할 때는 느낄 수 없었던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다"고 묘사했다. 그러나 그 평온함 뒤에는 곧바로 두려움이 밀려왔다. 과거의 조증과 강제 입원의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그는 "나는 기쁨을 두려워하도록 조건화되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심리치료사로 활동 중인 알렉스 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명상과 영성을 치료에 접목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몸이 치유되고 있으며 천천히 감정을 느끼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여전히 고장 난 정신건강 시스템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향해 있다.
알렉스 씨는 "나는 단지 2주 동안 입원했을 뿐이지만, 그곳을 빠져나오는 데는 10년이 걸렸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의 정신과 입원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무엇이 다르게 행해졌어야 했는지, 그리고 지금도 시스템 안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마인드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