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침 어긴 '살인 강박'엔 징역 3년... 정신병원 면죄부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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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 어긴 '살인 강박'엔 징역 3년... 정신병원 면죄부 사라지나

홍보지원업무담당 0 109 03.17 14:24

정신병원 격리실에서 환자가 사망해도 지침 위반을 이유로 의료진을 형사처벌하기 어려웠던 현실에 변화가 예고됐다. 서영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은 격리·강박 시 보건복지부령을 반드시 따르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그동안 권고사항에 불과했던 지침이 법적 강제성을 갖게 되면서 무분별한 신체 구속 관행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30일까지 해당 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당사자 단체들은 이번 법안이 실질적인 인권 보호로 이어질지, 아니면 강박의 합법화 도구로 남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Screenshot 2026-03-16 193416.pngphoto=pixabay

 

 

격리·강박 사망사건 끊이지 않자 국회 칼 빼들었다... "지침 위반 시 징역 3년"

정신병원 내 격리·강박으로 인한 환자 사망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를 제재할 실질적인 법적 근거가 마련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 등 10인은 지난 11일 정신의료기관에서 격리 및 강박을 시행할 때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따르도록 강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가능케 하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그동안 '치료'라는 명분 아래 자행되던 신체적 억압이 명백한 인권 침해이자 범죄가 될 수 있음을 법률로 명시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현행 정신건강복지법 제75조는 격리·강박의 기본 원칙만을 규정하고 있어, 실제 현장에서 보건복지부의 「격리 및 강박 지침」을 준수하지 않아도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서영석 의원은 제안이유에서 "최근 정신의료기관에서 격리ㆍ강박 등 신체적 제한으로 인해 정신질환자가 사망하거나 인권침해를 당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 의원은 "현행법은 격리ㆍ강박의 기본원칙만 규정하고 있어 보건복지부 「격리 및 강박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경우에 대한 책임을 묻는 데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모호함의 제거'와 '처벌 조항의 신설'이다. 개정안은 제75조 제2항에 "신체적 제한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하여야 한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이는 단순히 병원장의 재량이나 내부 관행이 아닌, 국가가 정한 엄격한 기준에 따라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제85조 벌칙 조항에 제8호를 신설하여 이를 위반한 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서 의원은 "격리ㆍ강박 등 신체적 제한이 불가피한 경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실시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사고를 예방하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 의원은 "정신질환자의 인권 보호와 의료행위의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 진영과 인권 단체들은 이번 개정안이 그동안 '권고' 수준에 머물렀던 지침을 법적 의무 사항으로 격상시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죽어나가도 '의료적 판단'이라며 빠져나가는 병원들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웠으나, 법안이 통과되면 지침 위반 자체가 처벌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개정안 제85조 제8호는 "제75조제2항 후단을 위반하여 신체적 제한의 기준과 방법에 맞지 아니하게 신체적 제한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수사기관이 병원의 강박 행위를 수사할 때 명확한 법적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격리·강박 자체를 법적으로 용인하는 구조가 여전하다는 점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도 상존한다. 기준을 만든다고 해도 결국 현장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치료 목적'이라는 명분이 붙으면 강박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사자들은 안전하게 묶이는 법을 넘어, 묶이지 않을 권리와 비강압적 치료 환경 조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번 법안이 단순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넘어 실질적인 강박 감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행규칙(보건복지부령)에 담길 구체적인 기준이 얼마나 엄격하고 인권 친화적으로 설계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6일 해당 법률안에 대한 의견 조회 공문을 각 유관 단체에 발송하며 입법 절차에 착수했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는 공문을 통해 "각 개정안 관련 의견이 있을 경우 양식에 따라 의견을 작성하시어 '26.3.30.(월)까지 우리부(정신건강정책과)로 회신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위 기한 내에 회신이 없을 경우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처리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이번 의견 조회는 정신장애인 당사자 단체를 포함한 학계, 협회 등의 목소리가 법안 심사 과정에 반영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2026년 3월, 잇따른 죽음 앞에 국회가 내놓은 이 법안이 과연 정신병원의 높은 담장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멈춰 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있어 이번 법안은 억울한 죽음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인권 보장을 향한 지난한 투쟁의 결과물로 평가받을 것이다.


<출저 마인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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