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안 정신건강 언론 '매드 인 아메리카(Mad in America)'에 40년간의 강제적인 정신과 약물 투여와 억압적인 시스템에서 생존한 로리 대니얼스(Lori Daniels)의 기고문이 실려 한국의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대니얼스는 항우울제, 항정신병제, 기분안정제, 각성제, 벤조디아제핀 등 수많은 정신과 약물과 그 부작용을 억제하기 위한 또 다른 약물들의 굴레에서 벗어나, 현재 약 3년째 약물을 끊고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의 삶은 정신건강 시스템이 어떻게 한 인간의 트라우마를 질병으로 둔갑시키고, 신체적·정신적 통제권을 빼앗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니얼스의 고통은 어린 시절의 방치와 외상에서 시작됐다. 생부는 부재했고, 계부들의 폭력 속에서 그녀는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자랐다. 4살 때 계단에서 굴러 뇌진탕을 입었지만 꿰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했고, 이후 집중력 저하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감정 표현조차 금지당했던 억압적인 환경 속에서 고등학교 시절 성적이 떨어지자,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를 정신과 의사에게 데려갔다.
의사는 그녀의 고통을 이해하기보다 가족 치료라는 명목으로 그녀를 위협적인 상황에 몰아넣었다. 두려움에 타이레놀을 삼킨 그녀는 즉각 폐쇄병동에 갇혔고, 복통을 핑계로 강력한 1세대 항정신병제인 멜라릴을 강제로 투여받았다. 대니얼스는 "그는 나를 약물로 유인하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약물은 그녀의 뇌를 교란시켰고, 그녀는 자해를 하고 타인을 위협하는 등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니얼스는 "내 행동은 확실히 미친 것처럼 보였고, 이전에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이상 행동을 보일 때마다 의료진은 그녀를 결박하고 더 많은 약물을 주사했으며, 머리에 전기를 가하는 전기경련요법(ECT)을 시행했다. 대니얼스는 "마침내 나는 감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의존적이고, 내 몸과 뇌를 의심하며, 무감각해져서 순종적인 완벽한 정신질환자가 되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38년 동안 그녀는 정신병동을 들락거리며 청춘을 보냈다. 매년 새로운 수련의들이 처방을 바꿀 때마다 원인 모를 건강 위기가 찾아왔지만, 의료진은 이를 약물 부작용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대니얼스는 "나는 그들이 나를 부르는 모욕적인 이름들, 즉 분열정동장애, 정신증, 망상, 중증 우울증, 조증, 불안, 만성, 치료 저항성이라는 꼬리표에 속아 넘어갔다"고 말했다.
정신건강 시스템은 그녀의 신체적 결정권마저 앗아갔다. 30대 시절, 약물 부작용으로 추정되는 위장 질환을 검사하던 중 난소에서 낭종이 발견됐다. 산부인과 의사와 그녀의 심리치료사는 그녀의 동의나 깊은 논의도 없이 난소 적출을 결정했다. 대니얼스는 "치료에 순응하는 정신질환자로 길들여진 나는 그 결정에 따랐고, 이제 난소 하나가 없고 아이도 없다"고 토로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철저히 짓밟힌 순간이었다.
55세가 되어서야 그녀는 약물 부작용과 갑작스러운 단약으로 인한 끔찍한 정좌불능증(akathisia)을 겪으며 진실에 눈을 떴다.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내과, 신경과, 정신과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그녀의 약물 손상을 외면했다. 대니얼스는 "나는 마침내 전체 지옥 같은 의료 시스템의 심리 게임에서 은유적으로 탈출했다"고 선언했다. 그녀는 지난 3년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의 퍼즐을 맞추며, 자신이 만성적인 정신질환자가 아니라 역동적이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인간임을 깨달았다. 대니얼스는 "나는 내 자신이 누구인지 확실히 아는, 온전한 한 명의 인간이라는 작업 가설에 최근 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그녀는 장기적인 약물 투여와 전기경련요법으로 인한 뇌 손상 후유증으로 구역질, 불면증, 근육 긴장 이상 등 끔찍한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어떤 날은 견딜 수 없는 지옥 같지만, 그녀는 과거처럼 순응하지 않는다. 대니얼스는 "나는 단지 달콤하고, 유순하며, 순종적인 정신질환자가 되는 것 이상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자신을 망가뜨린 거대한 정신의학 산업과 제약 자본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했다. 대니얼스는 "내가 느끼는 이 정당한 분노는 나의 질병이 아니라 나의 연료다"라고 외쳤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전 세계의 당사자들을 향해 연대를 호소했다. 대니얼스는 "세상아 조심해라, 여기 이 정신질환자가 간다, 그리고 나는 여러분 모두가 내 곁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