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신문] [신간]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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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 [신간]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

자신의 아이가 어딘지 이상하다고 느낄 때 부모는 당황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하나….

매사에 불만을 터뜨리는데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지, 무엇을 조심해야 아이의 마음을 건드리지 않을지, 어떻게 해야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결국 전문가에 의지할 수밖에 없어지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게 되지만 지난한 과정을 거치며 부모나 가족들은 더 조급해진다. 게다가 관련된 양질의 정보를 얻기 어렵고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치료를 더 힘들게 한다.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 건인지, 아이의 미래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 그 속에서나마 최선의 삶을 위해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당장 하루하루의 생활에 지치지 않고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국의 저명 지역사회 정신의학자 레베카 울리스가 쓴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가 우리글로 옮겨졌다.

이 책은 조현병과 정동장애 등 주요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의 가족을 위한 안내서다.

저자의 시선은 환자로부터 시작된다.

당황스럽고 막막하며, 때로는 가증스럽기조차 한 환각·망상 등의 증상을 환자의 입장에서 설명한다. 환자들이 이런 증상을 겪을 때 어떤 상태인지, 어떤 느낌인지 정확히 알게 해 준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정신질환의 자연적인 경과와 치료, 환각과 망상 등 기본적인 증상은 물론 자살·폭력 등 보다 심각한 증상에 대처하는 법, 보호자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보람있는 삶을 꾸려가는 법, 건강한 다른 가족과 조화를 이루는 법, 의사 및 의료기관과 치료를 위한 협동관계를 맺는 법, 환자의 주거·직업·돈관리를 보살피는 법, 사회적 낙인체 대처하는 법 등을 따뜻하지만 정제된 언어로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왜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은 병을 부인하거나 약을 거부할까? △어떻게 하면 치료를 받거나 약을 복용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친구나 가족에게 알려야 할까?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이 화를 내거나 폭력을 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신질환을 앓는 가족을 돌보면서도 자기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사회적 낙인에 맞서 포용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재발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을까? △부모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등에 대한 길을 찾으며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된다.

저자는 책 속에서 '환자'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항상 사람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이유다. 그는 말한다.

"조현병 또는 주요정동장애를 앓는 내 환자 중 많은 이들이 지금껏 내가 알고 있는 가운데 가장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이다."

모두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정신질환의 세계 ▲정신질환의 치료와 경과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술 ▲증상에 대처하고 재발을 최소화하기 ▲심각한 증상 및 문제-기이한 행동·폭력·물질남용 및 자살 ▲자신의 감정 다스리기 ▲정신질환을앓는 사람과 조화롭게 어울리기 ▲정신보건 전문가와 관계맺기 및 시설 선택하기 ▲현실적인 문제-주거·직업·돈·사회적 낙인 ▲정신질환의 회복 및 이중진단에 대한 이해와 대책 ▲이중진단-정신질환과 물질남용 등을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각 장 마다 '빠른길잡이'를 통해 참고하고 기억해야 할 내용을 따로 간추렸다.

흔히 정신장애를 평등한 병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질병이 사회경제적 상태가 낮은 계층에 훨씬 많은 반면, 조현병 같은 주요 정신질환은 인종과 민족과 사회경제적 상태에 관계 없이 비슷한 유병률을 보인다. 세계적으로 조현병의 유병률이 1%이고, 양극성장애를 합치면 2.2% 정도 된다고 한다. 인구가 5000만명이라면 환자는 100만명이 넘는다. 그들은 모두 어디에 있을까.

이 책을 번역한 강병철 전문의(소아청소년과)는 "이 책이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과 가족은 물론, 정신질환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070-8226-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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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재 기자 

출처 : 의협신문(http://www.doctor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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